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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의 저녁 공기에서 초콜릿 향이 났다

20250504영국 요크에서 만난, 뜻밖의 향기 한 모금어제 저녁, 신랑과 단둘이 요크 성벽길을 걷다가조용히 멈춰 섰다.익숙한 듯 낯선 향기.초콜릿일까?아니, 코코아에 시나몬 한 스푼 넣은 듯한—부드럽고 달큰한, 그러면서도 은근한 매콤함이 있는 향기였다.그 순간, 그 향이 어디서 왔는지보다내 마음 속에 무엇을 불러일으키는지가 더 중요했다.마치 누군가 아늑한 집 안에서 따뜻한 우유에 코코아를 타고, 시나몬을 살짝 흩뿌린 듯한 향.나는 그 길 위에서 잠시 멈춰 향기를 들이마시고, 마음을 덥혔다.알고 보니 요크에는오래전부터 초콜릿의 역사가 흐르고 있었다고 한다.지금도 ‘Nestlé’ 초콜릿 공장이 돌아가고 있고,때로는 그 공기마저 달콤한 기운을 안고 퍼진다.향기는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정말 공장에서 날아온 건..

frame 2025.05.06

브리스톨에서 보낸 햇살 가득한 하루, 그 첫 장면

햇살 따라 걷는 브리스톨 거리흐린 하늘에 익숙해질 즈음, 그 날의 브리스톨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눈부신 햇살로 반겨주었어요.조용한 주택가 골목을 따라 걷다가 만난 오래된 테라스 하우스,햇빛을 받아 따스한 베이지빛으로 반짝이던 창문들.그곳에서 나는 오랜 편지 한 장을 꺼내 읽는 기분이 들었어요.아무 말 없이도 마음을 데워주는 풍경, 그게 브리스톨의 첫인상이었죠.발길을 옮겨 찾아간 클리프턴 브리지.깎아지른 절벽 사이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었어요.멀리 흐르는 강물 위로 떠오르는 햇살,그리고 그 아래 작은 차들이 오가는 모습까지…이 순간을 담아두고 싶어서 셔터를 천천히 눌렀어요.사진 속 풍경은 그저 여행지의 모습일 수도 있지만,그날 내 마음은 아주 오랜만에 평온했어요.그게 참, 고맙고 ..

frame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