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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이탈리아, 두 번의 여름

withhajin 2025. 10. 27. 15:22

— 남부의 기억과 북부의 약속 사이에서


바람이 따뜻한 남쪽의 도시를 따라 걷는다.
돌담은 오래된 불빛처럼 빛나고,
골목마다 구운 피자의 냄새가 퍼진다.

폼페이의 잿빛 길 위에는
묵묵히 시간을 견뎌낸 돌들이 있고,
나폴리의 바다는 여전히 시끄럽고,
로마의 저녁은 황금빛으로 녹아든다.

그곳엔 과거가 숨을 쉬고 있었다.
하루의 끝마다,
역사가 손끝에 닿는 기분이었다.

둥이들이 성당 앞 계단에 앉아
젤라토를 녹여먹던 그 순간조차도 —
그 모든 것이 이탈리아의 한 문장 같았다.

하지만 내년 이맘때,
아이들은 또 다른 이탈리아로 향할 것이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책 속에서 배운 풍경을 진짜로 걸으며.

이번엔
바다와 언덕이 맞닿은 길 위에서
리구리아의 햇살을 맞고,
친퀘테레의 다섯 마을을 걸을 것이다.

그리고 저녁엔
토스카나의 붉은 언덕을 바라보며
잔잔한 웃음을 나누겠지.

화산 대신 포도밭이,
돌무더기 대신 붉은 지붕들이,
역사의 무게 대신 바람의 이야기가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다.

하나는 가족의 여름,
다른 하나는 성장의 여름.

이 두 여행은 서로 닮지 않았지만
결국 한 문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가 만난 이탈리아는,
늘 조금 다른 빛깔로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