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zy kitchen window

버터넛 스쿼시 ③

withhajin 2026. 1. 27. 19:43

오븐 속에서 기다리는 시간



반으로 가른 버터넛을
종이호일 위에 나란히 올려놓는다.

올리브오일을 살짝,
소금과 후추를 조금.
오늘은 복잡한 건 하지 않기로 했다.

오븐 문을 닫고
불을 켜는 순간,
할 일은 거의 끝난 셈이다.

이제는
기다리는 시간.

부엌을 정리하고
손을 씻고
아이들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잠깐 듣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괜히 마음이 느긋해진다.

오븐 안에서는
조용히,
버터넛이 자기 일을 하고 있을 테니까.

조금 지나면
집 안에 단내가 돌기 시작한다.
설탕을 넣지 않았는데도
호박은 스스로 달아진다.

이래서
겨울에 사람들은
자꾸 오븐을 켜는 걸까.

유리문 너머로
주황빛이 점점 진해지는 걸 보며
괜히 한 번 더 들여다본다.

아직은 꺼내지 않는다.
조금만 더,
이 기다림이 좋다.

요리는
손을 많이 쓰는 일 같지만,
사실은
기다려주는 시간이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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